비디갤러리에서는 7월 12일부터 8월4일까지 이효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 <들어볼게 안녕.안녕.안녕. 들려온다 멧비둘기 소리 내일도> 를 진행한다. 이효선 작가는 현실을 초월한 그림 속 미결정의 인물에게 현재의 자아 혹은 감정을 투영하면서 지친 현실의 우리를 위로하거나 미지의 세계로 건너갈 수 있도록 하는 그림을 그린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현실과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 , 무의식 등의 내재적 현실의 연결점을 찾는다. 외적인 현실과 내적인 현실이 하나의 화면에 동시에 존재하는, 미처 보지 못하고 그렇게 흘러간 순간을 상상으로 되짚어 보는 것이다. 단순하게 분할된 인체의 형태는 보는 이가 그림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입 없는 얼굴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의 표정은 하나로 해석될 수 없는 여러 갈래의 감정을 수용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이는 화면 밖 대상을 응시하는 인물의 모호한 시선을 통해 인물의 상황에 어떤 자아를 투영하거나 어떤 감정을 대입하게 된다. 작가의 작품들은 하나의 장면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도 아니고 비현실을 불러내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처지와 감정에 따라 주어진 그림 속 상황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인간의 이야기에 대해 표현하는 작업을 하면서 작가는 고민 끝에 인간의 감정을 하나로 귀결시키는 색은 푸른색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작가에게 푸른색은 편안하고 포근하면서 한편으로는 슬프거나 적막하게 느껴졌고 그 후로 표정이 없는 푸른 인간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파랑이 지니고 있는 오묘한 느낌은 모든 감정을 하나로 귀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푸른 인물을 마주한 이들이 다정한 슬픔이든, 쓰라린 슬픔이든 각자가 지닌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는 작가는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투영될 수 있는, 그로 인해 새로운 이야기, 또는 새로운 슬픔이 만들어지는 작업을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을 들여다보면 힘을 모두 빼고 반 정도 뜬 눈의 알 듯 말 듯한 표정들이 보는 이의 시선보다 감정을 더 먼저 사로잡는다. 푸르스름하면서도 부드러운 톤의 인물들은 모두 비슷한 눈빛을 띄고 있는 무표정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그 어떤 화려하고 정밀하게 묘사된 표정보다 더욱 다양한 인간의 감정이 느껴지는 오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무려 총 78점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이효선 작가가 그간 구축해 온 다양한 느낌의 작업들을 3개의 구성으로 나누어 8월 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작가소개
이효선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와 도예유리를 복수 전공하였다. 국회의사당 소통관 1층, 포항 여객터미널, 종로타워 등 다양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독특한 색감과 위트 있는 스토리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