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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무엇이 있었을까>

권 은 솜, 최 주 열, 카 이 엘

KWON Eunsom, JHU, Kaïel

28 AUGUST - 29 SEPTEMBER 2026

비디갤러리에서는 8월 28일부터 9월 29일까지 권은솜, 최주열, 카이엘 작가의 3인전인 <그 사이에 무엇이 있었을까>를 진행한다. 세 작가의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익숙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의미에 대한 탐구이다. 인간과 자연, 기억과 경험, 빛과 공간은 서로 분리된 대상이 아니라 관계와 감각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풍경으로 나타난다. 현실과 기억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익숙한 장면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고, 고요한 화면 속에는 생명과 존재, 시간에 대한 사유가 머물게 된다.

권은솜 작가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길들이고 비추는 관계에 주목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아름다움과 잔혹함, 생명과 소비가 공존하는 세계를 그린다. 일상의 장면과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한 화면은 자연과 인간의 창조물이 서로의 본질을 교환하고 순환하는 풍경으로 확장된다. 작품 속 자연은 소비되고 장식되는 대상인 동시에, 인공적인 환경의 틈을 뚫고 스스로의 질서를 회복하는 살아 있는 주체다. 고요한 화면 속에는 균열과 평온이 공존하며,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 관찰하는 자와 관찰당하는 자의 경계가 흐려진다. 작가는 이러한 아름다운 파괴의 순간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되묻고, 상처 입은 세계가 여전히 품고 있는 생명성과 자연을 향한 감각의 각성을 이야기한다.

최주열 작가는 개인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기억되는 세계에 주목한다. 같은 사건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며, 그렇게 저장된 기억은 충돌하고 파편화되어 개인의 방식으로 재구성된다. 작가는 이러한 불완전한 기억의 본질을 작품 속에 담아내며,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 엮어 새로운 세계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서사에서 출발하지만, 서로 다른 기억과 교차하며 또 다른 의미로 확장된다. 작품은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를 제시하기보다 관객 각자의 기억을 불러내고, 서로 다른 경험과 해석이 만나 무한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카이엘 작가는 빛과 침묵이 머무는 공간을 그린다. 비어 있는 실내와 고요한 풍경을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비추는 창으로 삼으며, 최소한의 형태와 절제된 색을 통해 침묵과 사유의 시간을 화면에 담아낸다. 작가는 빛과 공간이 지닌 감정적 깊이와 정신적 울림을 회화적으로 탐구하며, 섬세한 레이어링과 색채, 형태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면의 고요와 감각적 몰입을 이끌어낸다. 빛과 색이 만들어내는 경계와 여백에 주목하고, 유화의 반복되는 붓질과 덜어냄으로 색채와 빛을 축적하며 명상적인 리듬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 경험 너머 존재의 본질과 내면의 깊이를 탐색하고, 관람자가 자신의 고요를 마주할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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