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여행>

종 호

JONGHO

17 NOVEMBER - 10 DECEMBER 2022

비디갤러리에서는 11월 17일부터 12월 10일까지 종호 작가의 초대 개인전 <동심 여행>을 진행한다.
어느 누구나 가슴 한 켠에 간직하고 있을 어린 시절의 꿈과 추억에 대해 작업하는 종호 작가는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천진난만한 동심 속의 세계를 그려낸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뜻하는 동심은 의미 그 자체로도 우리를 지난 날에 대한 향수에 젖어들게 하며, 맑고 순수했던 순간들을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게끔 만들어준다. 과거에 즐겨보던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보며 그 시절의 분위기와 추억을 회상하거나, 귀엽고 아기자기한 장난감에 여전히 설렘을 느낀다는 것은 어른이 된 지금도 지키고 싶은 동심이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차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현실 속 문제들 내지 타인의 편협한 시선 등에 의해 동심은 점차 흔들리고 희미해져 간다. 작가는 바로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작가 자신 역시 느끼고 있는 내면적 갈등과 자아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종호 작가의 작품 대부분은 화려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는 거대한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놀이공원은 어른아이의 구분 없이 모두가 그 순간에 빠져들어 즐길 수 있는 행복하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묘사되곤 한다. 작가가 그려낸 각양각색의 놀이기구와 근사한 성곽, 그리고 아름다운 풍선과 열기구 같은 요소들은 화면에 하나로 어우러져 놀이공원 특유의 시끌벅적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줄곧 평화롭게만 느껴지던 성곽의 중심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등장 인물들간의 미묘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때 갑옷과 투구를 착용한 기사들은 무시무시한 용을 타고 상공을 날아다니며 피에로의 복장을 한 동물 병정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병정들 역시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려는 듯, 횃불 등 각자의 무기를 들고 날카로운 검을 드리우는 기사에게 과감히 맞서고 있다. 즉, 작가가 만들어낸 내면의 세계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용과 기사는 동심의 본질을 흔들리게 하는 외부적인 요인들이며, 그것에 맞서려는 병정들은 작가의 페르소나이다. 자칫 이것을 ‘선과 악’, ‘도덕과 부도덕’ 등의 양강 구도적 대립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으나, 갈등을 겪고 있는 화면 내의 두 그룹 모두가 작가 자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순수한 동물 병정들을 위협하는 존재인 기사 역시도 현실세계와 타협하며 동심을 잃어가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호 작가의 작업에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순수함을 향한 자아의 다각적인 충돌을 느끼게 되는 순간도 찾아오게 되지만, 그 과정을 겪으며 더욱 성숙해지고 나 자신의 진정한 본질과 정체성까지도 깨달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와 같이 즐거움과 행복, 위기와 좌절이 공존하는 삶 속에서 각자가 꿈꾸는 동심의 세계가 더욱 많은 영역을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종호 작가의 작품은 11월 17일부터 12월 10일까지 비디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