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갤러리에서는 3월 8일부터 4월 1일까지 안명현 작가의 초대 개인전 <소중한 순간>을 진행한다.
안명현 작가는 일상과 여행에서 마주하게 된 풍경과 사물들을 재해석하여 작품 속에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시간 혹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음에 주목한 작가는, 그곳을 채우고 있는 빛과 그림자, 바람의 흔적 등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이 전해주는 특유의 선명하고 부드러운 색을 연구한다.
커튼 사이로 새어 나오는 아침의 빛,
공간을 밝게 비추어 들어오는 오후의 빛,
모든 일이 정지된 밤의 달빛,
잠들기 전에 켜놓은 스탠드의 빛이 닿은 화분의 그림자.
작가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사물과 공간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빛과 그림자의 선명한 대비를 통하여 시각적인 따스함을 구현함과 동시에 빛이 가진 이면의 색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것은 작가가 경험한 ‘어느 날의 순간’ 또는 ‘찰나’를 섬세한 시선으로 해석해낸 일종의 기록이며, 누군가에게 전하는 따스한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안명현 작가의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오브제와 자연, 건축적인 공간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실제처럼 느껴질 만큼 섬세한 붓끝으로 다시금 탄생하게 된 화면 속 세상에서는 간혹 나비의 형상을 띠고 있는 빛의 묘사를 찾아볼 수 있다. 이에 관해 작가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빛의 형상을 관찰하던 중, 이것이 자유롭게 날갯짓하는 나비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더욱이 평온한 빛으로 가득 찬 너른 공간에는 한 송이 이상의 플루메리아 꽃이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가 직접 마주했던 자연에 대한 깊은 내면적 교감과 소통의 산물이기도 하다. 여행 중 만났던 플루메리아 나무 아래에서의 고요한 휴식은 작가에게 뜻깊은 경험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당신을 만난 것은 행운입니다.’, ‘축복받은 사람’ 등의 꽃말을 지닌 플루메리아의 기억처럼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에게 희망의 염원을 전달하고, 잠시 멈추어 서서 고른 숨을 내쉴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을 선사함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