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갤러리는 1월 정희승, 최예지 작가의 초대전 안으로부터 부는 바람 을 진행한다.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 내면의 감정과 삶의 연계 점에 대하여 고민한다.
정희승 작가는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형태로부터 영감을 받아 마음속 풍경을 마음껏 상상하며, 흙이라는 자연의 소재를 통해 작가 자신만의 자연 – 그녀의 감정이 응축된 새로운 존재를 창조한다. 인간의 감정의 발현과 축적을 막을 수 없듯이, 자연 또한 우리가 인지하지 못 한 순간에도 자라난다. 하지만 관망 가능한 자연과 달리,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감정의 형상을 볼 수 없다. 작품의 형태는 나무나 돌바닥 등 다양한 곳에서 찍어 누른 흙판을 불규칙적으로 이어붙이는 것과 코일링 기법을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얇게 밀어진 흙판 위에 찍힌 자연의 흔적은 다른 흙과 덧붙여지며 ‘나’라는 작가 자신의 존재로 인해 새로운 형태에 밀착된다. 이는 눈으로 담은 풍경과 기억이 개인의 사고를 거치며 실제와 다르게 변형됨을 보여준다. 형태 위에 도자 안료와 세라믹 펜슬로 그려진 수많은 점과 선은 자연의 빛과 어둠을 작가의 감정에 빗대어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채로운 색과 함께 존재하는 검은 형태들은 ‘그림자’를 뜻한다. 그림자는 짙고 연해지길 반복하며, 늘 우리 곁에 무채색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그림자와 불안의 감정을 동일시하고 우연의 방식으로 검은 풍경을 그려나간다. 물을 지속적으로 흩뿌려 붓질과 지움을 반복하며 형태 위에 검은 형상들을 밀착시키고, 다양한 색의 점들과 선을 이용하여 이를 조화롭게 만든다. 이는 무채색과 유채색이 동시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같이,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 또한 자연을 닮은 각양각색의 점들과 함께 공존하며 숨 쉬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예지 작가의 관심사는 현대 사람들의 삶이다. 현대인의 삶이 행복하고 즐겁기 바라는 마음이 큰 목적이다. 그에 따라 작품들의 색채가 원색의 밝은 느낌을 담으며 설치 작업을 함께 진행하여 평면에서 보다 확장된 느낌을 준다. 또한 설치 작품들에서 놀이점, 장난감점을 연상케 하는 등 즐거운 느낌을 주는 것에 집중한다. 이미지들은 주로 살고 있는 현재의 주위 풍경에 영감을 받아, 작품에서 자연물의 모습들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미지들은 주로 단순화된 도형들의 모습들로 표현이 되는데 이는 세잔의 말 중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는 구와 원통, 원뿔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는 구와 원통, 원뿔로 세상의 모든 것을 그려낼 수 있다.” 가 모티브가 되어 나타난 경우이다. 색채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현대인이 작품을 보기에 밝은 느낌을 받길 원하여, 어두운 느낌보다는 원색의 색깔들을 중점으로 하여 명랑하고 발랄한 기분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