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갤러리에서는 0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이태강, 안리오, 조태광 작가의 초대 3인전인 <현실과 이상의 본질적 의미를 넘어서>를 진행한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 보았을 이상적 세계, 즉 유토피아(Utopia)는 작가의 개인적 기억과 상상, 그리고 특정한 기법들을 통하여 화폭에 구현된다. 이러한 작품 속 공간은 익숙한 우리의 일상을 반영하지만, 작가의 창의적 사고 및 인지 방식에 따라 초현실적인 요소들로 재구성된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할 수 있는 상상 속 세계에 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관람자들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을 다시금 새로운 시선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또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 이상과 자아를 탐색함과 동시에, 그 너머로부터 오는 따스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태강 작가의 작업은 진리와 현실에 대한 탐구로써, 인간이 하늘을 인지하는 메커니즘에서 기인하였다. 검고 텅 빈 본래의 하늘을 인지할 수 없는 인간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늘을 채우거나 가리우는 것들, 예를 들어 빛이나 높게 솟은 산과 나무, 새 등을 통하여 비로소 하늘을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인지 방식의 한계성은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다양한 정보와 정신적 활동, 그리고 깨닫는 영적인 경험까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 가운데 작가는 보고 받아들이는 것들의 ‘원형’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부조리한 ‘막다른 하늘’과 다시 그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차원의 하늘들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우리가 보고 인지하는 것의 필연적 한계를 지적하고, 나아가 그 너머 어딘가에 있을 완전한 하늘을 탐구하고 있다.
안리오 작가는 컬러풀한 페인팅으로 추상적 표현주의 및 일상의 모습에 상상을 더한 잉크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두 작업은 모두 사람들의 자라나는 생각들과 관계, 그로부터 오는 힐링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들은 우리들의 각기 다른 감정, 생각과 생각과의 연결, 그 유기적인 흐름을 자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흐르는 선들과 면들로 표현되었다. 다양한, 그러나 근본적으로 닮아 있는 사람들의 생각, 그 모습을 구체적인 일상의 모습 속 작가의 상상력 한 스푼을 얹어 나타내고 있으며, 작품을 마주하는 감상자들이 풍부한 색감과 형상에서 나오는 따뜻한 에너지로부터 위로와 치유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조태광 작가는 자연과 인공, 원초적 시각과 인간이 만든 시각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구글 어스(Google Earth) 프로그램의 수집된 이미지나 수집된 현실 풍경에 작가가 상상하는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들로 화면을 채우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현실 속 대상, 이를테면 자연을 대변하는 나무, 수풀 등의 이미지에 인격을 부여하고 그것이 의지를 갖는다면 과연 세상에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까를 골똘히 상상한다. 어린 시절의 향수에서 비롯된 작가의 작업은 현실 속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이상향을 꿈꾸며 자연의 일탈을 화면 가득 채운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장치 혹은 장면은 작가가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끝없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