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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ctus Garden: The Moon>

홍 종 혁

HONG Jong-hyuk

21 SEPTEMBER - 13 OCTOBER 2023

글: BAMA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사무국장 김종원

인간은 누구나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죽음이라는 소멸의 순간까지 외부로부터 억압을 받으며, 현실에서 느끼는 권태, 두려움, 고독함, 불안 등을 지니며 살아간다. 그것을 타자에게 들킬까 봐 연출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기도 한다. 홍종혁 작가는 이러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조각은 시각적 표현의 산실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심리적인 인간의 내면에 관하여 아주 조심스레 말을 건네고 있다.

홍종혁 작가는 '선인장'을 매개로 인간이 현실에서 느끼는 권태, 불안, 고독함을 자신만의 형태-의지로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는 뾰족한 선인장의 내면에는 안정적인 모습의 이상향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작가는 방어기제라는 역설을 통해 자신을 위로한다. 이러한 작가의 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거부감 대신 공감을 선사한다. 단단하고 차가운 금속 그리고 뾰족함 뒤에 숨겨진 어딘가 위로하고 싶은 여린 모습에 우리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홍종혁 작가의 작품에서 단단한 금속을 뚫고 나오는 ‘힘들지’, ‘괜찮아’, ‘힘내’와 같은 작은 위로의 메시지들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그 어떤 것이다.

작가의 의지에는 방어기제의 공격적인 뾰족한 가시와 함께 어딘가 무딘 뿔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홍종혁 작가는 작품의 뿔을 통해 자아(EGO)를 말한다. 뿔은 차가운 금속의 선인장 가시와 차갑고 단단한 금속 내면에 숨겨진 작은 위로의 모습 그 경계 어디쯤 위치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 고유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는 자아의 의지이다.

이처럼 작가는 ‘왜 공격적이어야 하는 것인가? 무엇 때문에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를 우리 자신에게 되묻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가 던진 질문은 직접적인 대답 대신 우리로 하여금 각자가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홍종혁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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