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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in Motion>

김 병 규

KIM Byung-kyu

21 SEPTEMBER - 13 OCTOBER 2023

현대 도시는 생산과 소비의 공간으로 실재하면서 그곳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환상을 제공하는 복합적인 장소가 되었다. 김병규 작가는 인물과 도시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개인적 욕망의 발현인 소비문화와 현대인의 삶을 표현한다. 이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심 속의 공간과 숨 가쁘게 움직여야 하는 현대인의 현실을 나타내는 동시에, 사람의 형상이 현대 문명의 흐름과도 같이 화려하게 표현되어 인간과 도시문화가 동행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매일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삶의 모습과 그 속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욕망의 모습을 색채와 그림자의 조합으로 강렬히 자아낸다. 조명으로 인한 빛의 효과는 도시인의 활력이자 생명력을 나타내며, 밝기의 정도에 따라 대상의 빛과 그림자가 전환하면서 도시와 인간이 주고받는 영향 관계, 또 일상이 순환하고 반복되며 끊임없는 환상을 창출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이 닿을 때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빛과 함께 어우러져 도시의 생동감을 더욱 강조시킨다.

일부 작품에서 작가는 계단을 이용하여 인물들의 활동 범위를 넓혀주었는데, 이때의 계단은 위·아래가 구분되는 상징적 표현이다. 이는 인간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이중적 의미를 내포하며,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출퇴근하는 현대인의 반복적인 일상을 ‘도시적 라이프스타일’의 탄생으로 구현한 것이다. 계단 역시 도시적 상징으로 이를 통해 어딘가를 오르는 행위는 나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끈기를 필요로 한다. 원하는 지점으로 도달하기까지의 여러 과정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며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는 어쩌면 현시대의 가장 필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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