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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looming Days>

문 성 빈, 유 지 희, 이 지 은

MUN Sung Bin, YOO Ji Hee, LEE Ji Eun

5 APRIL - 29 APRIL 2023

비디갤러리에서는 04월 05일부터 04월 29일까지 문성빈, 유지희, 이지은 작가의 3인 기획 초대전인 <My Blooming Days>를 진행한다.

문성빈 작가의 ‘위안’ 시리즈는 몽환적 색감을 지닌 배경 위에 수없이 많은 꽃잎들이 흐드러져 있는 듯한 형상으로 구현되는데, 이러한 개체들은 다시 하나가 되어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낸다. 특히 따스한 봄날, 길을 걷다가 만개한 꽃잎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도는 작품을 바라보는 누구나 편안함과 치유의 감정인 위안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색채로 캔버스 위에 수놓아진 꽃잎들은 독립적인 붓터치와 두터운 텍스처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물감을 켜켜이 쌓아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내면을 다시금 통찰하고, 작가 스스로도 느끼게 된 위안과 다독임의 감정들을 화면 곳곳에 녹여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유지희 작가는 일상 속 풍경의 틈새를 탐색하며, 감상자들을 사색의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다채로운 자연의 기억들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작품 속 프레임의 안과 밖을 부유하는 ‘연상의 조각’은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처럼 캔버스 위를 자유로이 떠돈다. 언뜻 보이는 나뭇가지나 잎 등의 모양들은 자연의 색채를 담은 추상적 형태의 조각들과 어우러지며 수면에 비치는 식물의 형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을 상징하는 자연적 요소들인 물결, 바람, 식물의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변주하며 과거 체험된 자연의 기억을 화면 가득 풀어낸다. 풍경을 먼 발치서 바라보는 시점, 그 시선 위로 자연풍경에서 느낀 리듬과 색채가 반영되어 흩날리듯 부유하는 붓터치들을 통해 감상자들이 지닌 자연에 대한 기억과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이지은 작가는 회화에서 미디엄을 축적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질감이 발현되는 것처럼, 공간도 인간의 삶에 담긴 수많은 요소들이 쌓여서 고유한 '질감' 또는 '결'이 발현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작업한 '도시의 숨결' 연작은 서울에 스며든 '한국적 삶의 정서'와 '공간-인간의 유기적 관계'를 찾아내는 사회적이고 주관적인 풍경화 시리즈이다. 해당 작업은 캔버스에 물감을 천천히 여러 차례 칠하게 되는데, 이는 무형의 것들이 물리적 공간에 ‘스며듦’이라는 방식으로 발현되는 것을 회화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다. 겹겹이 칠해진 얇은 레이어들은 이전의 레이어 위에 스며들어 견고한 층이 됨과 동시에 모든 텍스처가 고르게 분포되어 균일하게 흡수된다. 이 과정을 통해 캔버스 프레임 속 공간과 인간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부드럽게 호흡하게 되고, 풍경을 바라볼 때 느끼는 총체적 숨결이 회화적 촉감으로 재해석되어 캔버스에 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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