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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s Adventures in Wonderland>

김 다 영, 썬 키, 임 소 진

8 FEBRUARY - 25 FEBRUARY 2023

2023년 계묘년(癸卯年) 토끼의 해를 맞아 비디갤러리에서는 02월 08일부터 02월 25일까지 김다영, 썬키, 임소진 작가의 3인 기획 초대전인 를 진행한다.

영국의 문학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1832-1898)이 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는 주인공인 앨리스를 환상의 세계로 연결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 결과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모험하게 되며 겪은 일련의 신비한 사건들은 주인공이 현실 세계의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나 자신과 주변의 인물들을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상상하듯 우리 역시도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앨리스와 같은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토끼가 인도하는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어, 잠시나마 일상에서 짊어진 여러 고민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김다영 작가는 동양화의 기법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환상의 공간을 묘사한다.
작가는 주로 고운 빛의 안료를 여러 번 얇게 채색해 무릉도원의 부드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와 같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상향의 세계 속에는 달 토끼가 등장하곤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달 토끼들은 아름다운 무릉도원에서 평화롭게 노닐거나, 또 다른 꿈의 세계를 향해 모험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때의 토끼는 현실의 고단함은 잠시 잊고,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고자 하는 감상자들 혹은 작가 자신을 모두 투영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토대로 아름다운 색으로 가득 찬 영원히 끝나지 않을 무릉도원의 세계를 그려내며, 동양화의 전통 산수와 그 이상향인 무릉도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제안한다.

썬키 작가는 어린 시절 꿈에서 보았던 환한 보름달이 비추는 숲 속의 기억을 토대도 작업을 이어 나간다.
따스함으로 가득 찬 숲의 정원에는 밝은 털빛의 동물들, 각양각색의 꽃과 열매가 달빛에 비춰 반짝이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이러한 공간은 자신을 괴롭게 하는 모든 요소들이 배제된 꿈속의 유토피아이다. 아름다운 하늘 아래 환상적인 숲 속 풍경을 중심으로 작가는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초록빛의 식물들과 보는 이에게 위로를 건네줄 초식 동물들을 그려 넣는다. 토끼나 사슴 등의 사랑스러운 동물들은 짝을 이루어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며, 깊은 숲 속을 유유히 사색하기도 한다. 또 이러한 동물들은 감상자들을 그림 속으로 초대하기 위해 모닥불을 피워 두거나, 책과 음식들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작가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된 평온한 세상을 꿈꾸며,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 모두가 아름다운 상상의 숲 안에서 어떠한 상처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임소진 작가를 대표하는 ‘토끼곰’은 달이 기울어지는 바람에 땅으로 떨어진 토끼와 그때 마침 숲속에서 꿀을 찾고 있던 곰이 만나 탄생한 돌연변이 캐릭터이다. 이러한 토끼곰은 스스로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자신이 겪고 있는 선택 장애와 여러 고민들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간다. 작가의 작품에는 복제된 토끼곰들이 다양하게 변주되어 있으며, 복제된 토끼곰이 또 다시 복제되면서 수많은 토끼곰 중에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시뮬라크르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일부 작업물에서는 모든 토끼곰이 원본일 수도, 복제물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작가는 ‘정답이 무엇이다.’라고 규정되어 있을 것이라는 클리셰를 깨트리고, 우리 누구나 정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작업한다. 또한 임소진 작가의 토끼곰 작품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여러 감정과 경험들이 담겨있다. 단순하고 친근한 토끼곰 캐릭터를 통해 우리들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공감과 위로, 동시에 심미적인 만족감을 전달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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